테오:('전부', 복수의 대상이 단일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 생각하던 중 문 열리는 소리가 돌리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조심성 없이 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사람은⋯⋯ 우산을 쓴 늙은 남성이네요.
그는 들어서자마자 피가 썩어가는 고린내에 코를 막습니다. 한 손에 들린 등잔을 높게 치켜들어 앞을 비추던 남자는,
불빛이 당신과 계약자에게 닿자마자,
 
 
늙은 남성: 으아아아아악!
 
테오:이런, 귀찮게 됐네.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집니다. 시체가 되살아났어, 시체가⋯⋯. 저건 마녀가 부른 괴물이야, 괴물이다.
중언부언하며 엉덩이로 기어 뒤로 물러나는 모습은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정도로 추레합니다.
 
테오:(문을 닫을 수 있도록 내빼려는 노인을 끌어 집 안쪽으로 들여 놓으려 한다.)
 
 :계약자는 여전히 고문의 후유증으로, 비틀거리던 머리를 벽에 처박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피에 떡진 머리카락이 느리게 흘러내리는 중에 안광이 번뜩입니다. 그의 눈에 담긴 건 불꽃이 아닙니다.
바람에 끊임 없이 흩날리는 잿더미이며, 세상을 질식시킬 회한일 뿐.
당신이 꼴사납게 넘어진 노인을 끌고 들어오는 동안 계약자는 속삭입니다.
끊임없이 반복하여 무언가를 되뇝니다.
 
테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쉭쉭거리는 낮은 목소리는, 그를 죽이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남자를.
그것은 저주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악마는 계약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법. 순순히 호의를 베풀 건가요?
 
테오:(등 뒤로 문을 닫고 나불거리는 입을 신발 밑창으로 짓이기고 나면, 스카이에게 시선을 두었다. 눈동자가 굴러 아래로 떨어지는 듯하더니 원위치로 돌아가고, 재미있다는 듯 웃음기를 품는다.) 이 놈도 죽이고 싶어?
 
스카이우스:하아아, ⋯⋯. (숨을 가다듬어도 탄식이 연이었다. 겨우 벽에 몸을 기댄 자세를 하고서 목소리를 내었다. 네가 웃음을 짓고 있든, 안타까워 하든, 동정심을 품든 관계없었다. 물론 악마에게 어떤 감정도 바라지 않는다만.) 두 번째 소원이야.
마을 사람들 죽여 줘. 전부를.
가장 비참하게.
 
 :그리고 두 번째 소원을 빈 계약자는 까무룩 쓰러집니다. 의식을 잃은 모양이에요.
 
테오:소원이라면야, 바라시는 대로. (무너지는 그 몸뚱아리 앞에서 가슴에 오른손을 얹어 예를 차리는 척하고는 노인을 구석으로 걷어차 잠시 치워 놓는다. 곧바로 스카이에게 걸어가 여전히 너덜너덜한 신체를 안아들더니, 공간을 쓱 훑어본 뒤 그나마 가장 멀쩡한 자리에 눕혀 놓고서야 뒤를 돌아 노인을 바라본다.) 들었지?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데, 어떻게 할래.
 
 
늙은 남성: 살, 살려⋯⋯. 으아악! 살려 줘!!!
 
 :시야를 어둡게 가리는 두려움. 치욕스러움조차 잊을 만한 혼란스러움. 탐스럽게 잘 익은 과육처럼, 그 공포는 아주 신선해 보입니다. 절로 침이 고일 지경이지만,
당신이 안아들은 것만큼 맛있어 보이는 것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요. 오로지 그것을 집어삼키려 이 계약을 결정한 거잖아요?
굶주림과 허기에 찌들었을 때 먹는 사치스러운 메뉴만큼 당신의 정신을 황홀하게 만들어 줄 영혼은 더 없을 겁니다.
그럼요, 테오. 죽여야죠.
 
테오:이미 고장났네. 쓸 데가 없겠어. (얕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리고는 바라본 대상에게 다가선다. 가장 비참하게, 라. 날붙이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거리가 좁혀지자 다리를 슬쩍 들더니 허벅지를 먼저 찍어내리고, 둔탁하게 무언가 우그러지는 소리가 들린 뒤에는 흉부에 무게를 실어 갈비뼈를 하나씩 으깨어 간다.) 좀 더 발악해 봐. 그래야 쟤가 좋아하지.
 
 
늙은 남성: 끅. ⋯⋯. 흐으아아악!!! 마녀가, 시체를, 우욱, 윽. ⋯⋯.
 
 :늙은 남성은 우산으로 저항해 보려고 하나,
우악스러운 힘에 이겨내지 못하고 피를 토해내고, 팔다리를 추잡스레 벌벌 떱니다. 부러져 으스러진 갈비뼈는 살갗을 뚫고, 남성이 입고 있던 셔츠는 찢어지며 물들어 내장의 탁하고 붉은 색을 띱니다.
머잖아 그것은 죽을 겁니다. 그가 바랐던 것처럼 비참하고, 고통스럽게.
당신의 계약자는, 그나마 비가 들이치지 않는 사각에 곧게 뉘어 있습니다.
 
테오:(바들거리는 고깃덩이를 내려다보다가, 우산을 집어들어 펼친다. 죽음은, 때로는 안식이 되기도 하는 법이니. 천천히 죽어 가도록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럽겠지.)
 
 :우산은 쓸 만합니다. 피가 조금 튀었으나.
그것마저도 비에 쓸려 내려가겠죠.
집안을 마저 둘러보거나,
이제 두 번째 소원의 첫발을 내딛었으니.
고통에 잠든 계약자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을 둘러봐도 나쁘지 않겠죠.
 
테오:(갈라진 천장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에 혈흔을 씻어 내고는 우산을 스카이의 머리맡에 세워 둔다. 저 꽥꽥거리는 소란을 들은 것이 있다면 일이 번거로워질지도 모른다. 테이블로 걸어가 책더미를 뒤적거리며 근방에서 인기척이 더 느껴지는지 귀를 기울인다.)
 
 :이 시대에 책이 있다니⋯⋯. 아무래도 계약자는 무척이나 부유한 사람이었던 듯 합니다.
책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는 작게 라틴어로 scævus라고 적혀 있습니다. ⋯⋯. 그의 이름일까요?
아, 그러고 보니 통성명조차 하지 못했네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요.
집안의 물건이 모두 도둑맞고, 계약자가 비참하게 죽은 지금에 이르러 과거의 영광을 헤아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책들은 모두 약초와 의학에 관한 내용입니다.
지척에서 인기척이 들려오진 않습니다. 저 남성은 이곳에 왜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털어갈 것도 없는 집을 털어가려고 들르기라도 한 걸까요.
손은 빗물에 깔끔해졌습니다.
 
테오:(스카이우스, 인가. 이 정도 지식을 가진 채 숨기지 않았다면 충분히 마녀로 몰려 저 꼴이 날 법도 하지. 옆에서 죽어 가는 것이 목 터져라 외치던 단어를 떠올리며 살폈던 책들을 정갈하게 쌓아 두고는 집을 나선다.)
 
 :집을 나가려 돌아서던 와중, 툭,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금속의 소리?
바깥에는 미친듯이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테오:(문고리를 잡아당기던 중 소리가 들리면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두 쪽의 다리가 부러진 채 벽면에서부터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는 테이블 위.
이걸 테이블이라고 할 수 있나요⋯⋯? 온갖 쓰레기며 낙엽이 엉켜 더럽습니다.
서서히 움직이다 떨어진 건지, 그 아래에 금속 재질의 무언가가 바깥에 비치는 희미한 자연광에 반사되어 비칩니다.
 
테오:난잡하기는. (무너진 테이블로 걸어가 약하게 반짝이는 것을 집어든다.)
 
 :펜던트 안에는 조야한 솜씨로 그린 초상화가 담겼습니다.
떨어지면서 열려 있었던 걸까요. 금색의 로켓 테두리는 그 낯을 감싸고 있는데⋯⋯.
어느 모로 봐도 당신과 꽤 흡사한, 아니, 당신의 모습입니다. 굉장히 낯이 익네요.
당신의 초상화는 한 번도 지구에 유출된 적이 없는데. 수백 년 동안 이 행성에 발걸음한 적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우연인가요?
 
테오:....... (손에 들린 작은 초상화를 들여다보던 눈매가 좁혀진다. 단순히 닮은 이라 잡아떼면 그만이겠지만, 그럴 리가 없다 어렴풋이 확신했다. 필히 우연만은 아닐 터. 열린 것을 닫아 주머니에 넣고는 이윽고 집을 나선다.)
 
 :당신은 펜던트를 챙깁니다.
 
테오:(문을 닫는 것을 잊지 않고 빗바람 사이로 몸을 들여, 가장 먼저 마을의 규모를 파악한다. 몇 명을 죽여야 할지, 어떻게 움직여야 한 놈도 놓치지 않을 수 있을지.)
 
 :들이닥치는 빗물 사이에서 고작 민가 열댓 채가 위태로이 비바람을 버텨내는 것이 보입니다. 불이 꺼진 곳도, 꺼지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방문할 곳을 고른다면 행운 판정.
 
테오:
기준치: 55/27/11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불이 켜진 민가 중 눈에 띄는 곳 하나를 발견합니다.
 
테오:(머리칼이며 옷가지가 축축하게 젖어들어간다. 소맷단을 만지작거리며 눈에 들어온 민가로 향한다. 발걸음은 빗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을 테니, 가장 으슥한 길을 골라 그림자조차 밟히지 않도록.)
 
 :당신은 고른 집 가까이로 다가섭니다.
조용한 길로 으슥하게 다가섭니다. 분명 들킬 염려는 없을 겁니다.
알아챈다 한들, 인간에게 당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드무니까요.
녹색의 지붕을 가진 작은 집에는 그리 큰 가구가 지낼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바깥으로는 꽤 높은 창문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은 나무 문으로 되어 있네요. 문고리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폭풍우는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잔잔한 비가 내리고 있고, 집 주변으로는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넓은 길가로는 맞은편 집이 있고, 양옆으로는 열 걸음 정도 거리를 드문드문 두고 다른 가구가 자리하고 있어요. 오두막과 멀지 않은 좁은 마을입니다.
문에 특별한 잠금 장치가 있진 않습니다.
 
테오:(불이 켜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안에 사람이 있을 확률이 높다. 전면전으로 들이닥치는 것이 취향이라 할 수는 없으니.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고 미소를 얹는다. 그리고는 바로 문고리를 돌리는 대신 노크를 한다.)
 
 :오래되었고, 궂은 날씨의 빗물로 눅눅해진 듯 보이는 원목의 나무 문은 똑똑, 워낙 둔탁한 소리를 냅니다. 손등 마디에 닿는 느낌 또한 딱딱하다기엔 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 당신의 발치로 굴러떨어집니다.
무언가를 주워 볼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안에선 사람의 소리가 들립니다.
 
아빠 왔어?
 
 :명랑한 아이의 목소리네요. 정확한 성별을 구분할 순 없습니다만 여자 아이 같기도 합니다.
 
테오:응, 아빠 왔다~. (위화감을 느낄 경우 단순하게 처리해 버리면 그만일 테고, 이 정도에 속아넘어간다면 귀찮은 일이 줄어드리라 생각하며 무릎을 살짝 굽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든다.)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만, 오도도도 달려오는 방바닥 울리는 소리가 너머로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땅에 떨어지는 그것은⋯⋯.
잎사귀에 은화를 싸둔 것입니다.
잎사귀는 까맣게 타올랐고, 찢어진 틈새로 변색된 은화가 드러납니다.
 
테오:(이 마을의 의식이나 부적 따위라도 되는 것인가. 의아함을 느끼며 손안에서 은화와 함께 바스러지는 잎사귀를 이리저리 돌려 보다가 주머니에 넣는다.)
오컬트
기준치: 35/17/7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그것을 만지면⋯⋯. 테오 HP -1.
감소합니다.
피부에 물집이 가볍게 잡힙니다.
이 검게 물든 잎이 무슨 잎사귀인지 알 수는 없으나
누군가 약점을 알아내서 의도적으로 당신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정말 챙길 건가요?
 
 :부정 탑니다.
 
테오:(방심했군.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찬다. 주머니로 향하던 손끝이 부르트자, 얼마 남지 않은 잎사귀의 외형적 특징과 은화의 문양을 머릿속에 입력해 둔 뒤 멀리 있는 수풀에 내던진다. 손에 묻은 것을 마저 털어 내다 발소리가 문앞까지 다다를 즈음, 문고리를 돌리고 아이의 입을 틀어막으려 손을 뻗는다.)
 
 :그것을 기억해 둔 당신은 저 멀리 부정을 내던집니다.
오도도도, 달려온 걸음 소리가 멎고, 그것은 문을 당기고 당신은 문을 밉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당신은 공포를 놓치지 않고 긴 팔을 주욱 뻗습니다.
분명, 너무나도 두려워 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 여자애의 아빠가 아니니까요.
아이의 입을 손쉽게 틀어막습니다. 저항조차 않고 조용히, 가만히 있습니다. 분명 떨림만은 전해집니다.
들어서면 거실에 놓인 수납장이며 허름한 소파 등이, 더 안으로 시선이 향하면 왼쪽 한편엔 부엌이 있고, 그 앞에 넓은 6 인용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집안 풍경이며 저녁 준비에 한창인 가족이 보입니다.
 
 :머릿수는 하나, 둘, 셋. 부녀자뿐이네요.
아빠는 없습니다.
당신이 오는 길에 죽였으니까요.
그들은 당신을 보지도 않고 스카이우스의 집에서 얻은 수확을 즐겁게 논합니다.
동거인한테서 받은 유산이 꽤 되는 것 같다, 원래 마녀들은 자기 애인이나 남편을 빨리 죽인다.
그래서 그 남창도 3 년도 안 되어서 과부가 된 거 아니냐, 둘 사이에 애는 못 낳아 다행이다, 마녀의 혈통이 끊겼을 테니.
 
 :그러니 몰래 만난 것이 아니겠냐, 혹시 모른다, 악마를 만나 관계해서 새끼를 칠지,
그 놈이 악마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궁해도 그런 놈과 만나는 미친년은 없을 거다⋯⋯.
여전히 당신이 있는지도 모르고 신나게 떠들어댑니다.
 
테오:(분명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렸다. 불쌍하리만치 어린 생명이 공포에 떠는 감각을 만끽하며 아이에게 웃어 주었다. 착하지, 속삭이듯. 입가를 감싼 손은 떼지 않은 채로 작은 몸을 안아들어 만담을 흥미롭게 듣고 있기도 한참, 슬슬 들어 줄 만한 이야기가 없다 판단했는지 얇은 목덜미에 엄지를 박아넣는다.)
 
 :아이의 살갗은 쉽게 뚫리고, 목은 연약하게 비틀립니다. 금색의 단발은 피가 묻어 납니다.
목구멍에서 터져나온 피를 뱉은 탓에 당신의 손에도 붉은색이 젖습니다.
 
테오:(손끝이 피부를 관통하고 기도를 파고들어 핏물에 젖는다. 운명이 갈라지는 순간 아이는 비명을 내었던가. 아직 따듯한 살점이 발버둥치는 곳에서 빠져나와 금세 힘없이 늘어진 몸을 넓은 테이블 위에 가볍게 던진다.) 딱 한 번만 묻지. 답변에 따라 너희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신중하게 답하는 게 좋을 거야.
스카이우스의 집에서 무얼 가져왔어?
 
 :한창 이야기하던 그들이,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뇌전이 꽂히고,
비명이 울립니다.
 
아아아악! 당, 당신은 분명히 죽었는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가, 가지고 온 건 그저, 돈이 될 만한 고철이나 그런 것들, 히이익, 잘못했어요!
 
 :숨이 멎은 어린 아이를 두고.
꼴사납게 넘어지고, 우당탕탕 무너져선 무릎을 꿇고 비는 그녀들을 내려다봅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공포에 차서 소리를 내지르니 잘 된 일이겠죠.
지금까지 들은 대화로 미루어보아⋯⋯ 이 자들도 스카이우스의 복수 상대임이 분명합니다.
이 작디 작은 마을에 모함의 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기나 할는지.
 
테오:영 아쉽네. (본디 생을 비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살려 두어야 하는 법이거늘. 죽이는 게 소원이라니, 어쩔 수 없지. 정적인 낯으로 두 여성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기울이다가 눈을 접고 웃는다.) 그럼 그 고철 따위를 누가 먼저 내 앞에 가져다 둘 수 있나 볼까?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를 연달아 뱉는 그녀들은 죄악감에 못 미더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명백한 공포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거길래⋯⋯.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이 얼굴, 죽은 사람의 얼굴이라도 되는 걸까요? 아무렴 상관없지만요.
여성 중 조금 더 젊어 보이는 이가 겨우 일어서서
눈 앞에 금 목걸이를 내려놓습니다. 적당한 두께의 체인에, 깊은 오렌지빛의 사파이어가 맺혀 있습니다. 분명히 순금이네요.
 
테오:(잘그락거리는 체인을 손가락 사이로 굴리다가 요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던 식칼을 집어들어 움직이지 않은 이에게 걸어간다.) 잘했어. (짤막한 응답과 함께 목의 동맥이 자리할 곳을 가로로 깊게 썰어 낸 뒤 칼끝을 남은 한 명의 뱃가죽에 꽂는다. 벌써 귀찮아지면 안 되는데.) 갈 길이 멀군. 한 데 모여 있으면 좀 좋아?
 
 :가장 먼저 들려오는 것은 끔찍한 비명.
그리고 가장 깊은 어둠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시끄러운 천둥의 굉음. 불협화음처럼 온갖 소음이 섞여듭니다.
눈 앞의 여인들은 힘없이 쓰러집니다.
뭐 어떻습니까. 조금 귀찮아도 당신은 아주 쉽게 모두를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를 비참하게 죽일 수는 없어도, 저 먼 심연과 같은 공포에 빠뜨릴 수는 있습니다.
아니, ‘당신에게 죽는 것’만으로 그들은 비참할 것입니다.
 
테오:(뒤처리를 할 필요는 없고, 핏자국은 곧 빗물에 씻겨 내려가겠거니. 목걸이만을 주머니에 챙겨 넣고 문밖으로 나서 오른쪽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집에 접근한다.)
 
 :자, 세 명의 핏물이 잔뜩 튀긴 바닥과 여전히 비가 쏟아지는 창 밖.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신은 바깥으로 나섭니다.
목걸이는 주머니에 잘 챙겼습니다. 그 보석은⋯⋯. 파파라챠네요. 아주 희귀한 노을빛의 사파이어입니다.
당신의 눈을 쏙 빼닮았어요.
그리고 바깥으로 나오던 도중.
 
테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 빗소리에 묻혀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금세 우측의 집 문 앞에 선 당신의 귓전에서, ⋯⋯.
가냘픈 목소리가 당신을 불러 세웁니다.
 
마리나:⋯⋯. 계속 계약을 진행하실 건가요?
제발 부탁이니 멈춰 주세요.
 
 :새하얀 피부의, 작은 여자아이입니다. 비가 이렇게 내리는데, 어깨가 드러난 원피스에 작은 우산 하나를 달랑 쓰고 있네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테오:(소리를 듣고 이미 고개를 돌렸으니, 못 본 채는 어려울 터. 스카이우스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노인 외의 다른 기척은 느끼지 못했다. 계약에 대해서는 왜 알고 있으며, 어째서 방해하는 건지. 반사적인 미소와 함께 시선을 기울인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나를 알아?
 
마리나:⋯⋯. 당신 일족이,
 
 :무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그녀는 작게 덧붙입니다.
 
마리나:(작은 입으로 고개를 번쩍 든 채 오밀조밀 말을 이어간다.) 인간의 소원을 들어 주고 그 대가로 인간의 영혼이나 육신을 받아 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당신이 이렇게 세상에 나타났으니, 분명 어떤 사람과 계약을 맺은 거겠죠. ⋯⋯. 저, 저는 당신 일족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에요.
 
테오:(이야기를 듣고 나면 가늘게 휘어 있던 눈매가 느릿하게 벌어진다.) 부탁하는 이유는, 계약자를 걱정해서인가? 아니면, 소원으로 빌었을 것이 두려워서?
 
마리나:⋯⋯. 아, 아니에요. 누구인지 모를 계약자를 걱정할 수 있을 리가요. 살육을 멈추길 바랄 뿐이에요. ⋯⋯. 무엇보다도, 당신이 어떤 사악한 마녀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만 해요.
 
테오:이곳 사람, 들은 마녀 이야기를 참 좋아하네. ....... 그래, 들어나 볼까? 그 이야기를 나한테 해 주는 이유가 뭐야?
 
마리나:(질문을 듣고 침착하게 답을 이어간다.) 제가 당신 일족을 많이 보았다고 말씀드렸죠. ⋯⋯. 그녀 이름은 이디스. 저는 이디스를 추적하고 있어요. 그녀는 분란이 일어난 마을에 가서 싸움을 부추기고, 가여운 사람들에게 주문을 알려 주어 당신 일족을 소환하고. ⋯⋯. 모든 사람들을 죽여 마을 하나를 파멸시켜요.
소환 마법을 알려 주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는 모양이에요. 그것이 무엇인지까진 확인하지 못했지만요.
위대한 일족이 고작 인간에게 놀아나고 있다는데, ⋯⋯. 계속 이 일을 진행하실 건가요?
 
테오:(가볍게 웃음을 지으며 오른손을 올려 입가를 문지른다.) 글쎄, 내 일족을 여럿 마주쳤는데도 그 마녀라는 것을 잡지 못했다면 그다지 유능하지 못한 개체들을 만났거나 네가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일단 너는 이 마을 사람은 아니군. 너도 나한테 마냥 호의적인 건 아니잖아? (정체 모를 존재가 썩 달갑지 않았다. 파멸이니 뭐니, 애초에 자신이 신경 쓸 일은 아니었고,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대가로 받아가는 것. 진위 여부를 추후 파악해 볼 필요는 있겠다 생각하며 등을 돌려 눈앞의 문을 연다.)
 
마리나:(올려다보던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떨어뜨렸다.) ⋯⋯. 그렇게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인간의 복수심이라는 감정은 복잡하고도 강한 것이니까요. 이디스 그녀가 대상을 잘 고른 것뿐이겠죠.
 
 :문을 여는 순간,
 
테오:
기준치: 55/27/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바닥으로 툭, 무언가 떨어집니다.
그것은 아까와 같은 물체입니다. 까맣게 썩어 타오른 이파리. ⋯⋯.
그 찢어진 틈새로 변색된 은화가 드러납니다. 또한, 아까와 같은 것입니다.
 
마리나:⋯⋯. (그것을 보고 잠시 이어가려던 말을 거두었다가,) 더 이상의 참사를 막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월계수 잎에 은화를 싸서 나누어 드리고 있어요.
피에는 피로 답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대화를, ⋯⋯. 대화를 하면 어떻게든 이 일을 해결할 방법이 보일 거예요. 만일,
육신이나 영혼을 원하신다면 저와 계약을 해요. (고개를 다시 빳빳하게 들고 그가 반쯤 연 문 옆에 선다.)
 
 :문고리는 이미 돌아갔습니다.
 
마리나:제 이름은 마리나, 제 세 가지 소원은 계약을 멈출 것, 계약을 멈출 것, 계약을 멈출 것입니다. 육신이며 영혼까지 모두 드리겠어요.
 
테오:(누구 짓인가 했더니, 말하지 않았더라면 말로 구슬려 내는 것이 좀 더 수월했을 텐데 안일한 건지 당돌한 건지. 회오리 치는 짙은 자안을 내려다본다.) 질문을 조금 더 해 볼까, 마리나. 너는 네가 죽은 뒤에도 대화로 어떻게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마리나:(잠시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떨리던 미간을 굳게 잡고 시선을 맞춘다.) 제가 죽으면 더 이상 무엇도 그녀를 막을 방법은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목숨으로라도 이 일을 멈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테오:내가 멈춘다고 그 이디스인지 뭔지 하는 게 멈춘다는 보장은 없을 텐데. 다른 이를 불러내면 그만이야.
 
마리나:⋯⋯. 당장의 일을 막으려고 하는 것뿐이에요. 마을을 파멸시키지 못한 이디스는 당장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을 거고요.
 
 :거 누구쇼? 집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마리나:⋯⋯. 지금 당장요.
 
테오:안일하네. 결국 무엇도 제대로 끝내지 못할 방법을 제안하다니. 계약은 하지 않아. 굳이 한쪽만 고르자면, 말이지. (더는 잃을 것 없이 바닥부터 기어올라 매달리는 그의 영혼만큼 맛있어 보이는 건 없으니. 문을 두 뼘 가량 더 열어 마리나의 옆을 지나치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그냥 그녀를 바람 맞히고 집안으로 들어설 참인가요?
집안은, 조용하고 따뜻한 풍경입니다. 당신 눈에는 먹잇감으로 삼기에도 조촐하고 낡아빠져 구역질 나는 풍경이지만요.
나무 문은 소리를 내며 마저 열립니다.
 
마리나:⋯⋯. 제발, 부디. (마을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어, 우산을 들고 몸을 숲 주위로 피한다.)
 
테오:(목소리가 들렸던 방향으로 가장 먼저 걸어가며 내부의 기척을 파악한다. 이곳에는 몇 명이 있지.)
 
 :마리나는 제대로 된 소환진조차 그리지 않고 무작정 거래를 제안했으니, 뭐, 어디선가 다시 만난다면 영혼과 육신만 넘겨받고 스카이우스와의 계약을 진행해도 되겠네요. 이른바 먹튀라는 겁니다.
이 집에 아이는 없습니다.
거실을 둘러보면, 당신은 거나하게 취한 남성과 눈이 마주칩니다.
오로지 한 사람.
바라보는 것만으로, 으, 그의 비명소리는 어쩐지 듣기도 싫을 것 같습니다. 불만이 있어도 계약은 진행해야겠지만요.
무너뜨려서 땔감으로 쓰기도 아쉬운 집입니다.
 
뉘신데 남의 집의 함부로 들어오는 거요?
 
 :겁대가리를 상실했네요.
그나저나, 머잖아 당신의 얼굴을 확인한 그는 동그랗게 눈이 커집니다.
 
너, 너는⋯⋯!!
 
테오:술에 꼴았군. (피곤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그에게 접근해 목덜미를 움킨다. 빨리 끝낼까.) 왜, 죽은 줄 알았던 놈이 멀쩡히 살아서 얼쩡거리니 믿기지가 않아?
 
 :남성은 당신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몸을 뒤로 물리나,
결국 잡아채진 목덜미로 겨우 몸부림을 칩니다.
술에 취한 횡설수설한 발버둥.
 
으, 으윽! 너는, 그 놈의⋯⋯!
 
 :살과 낡은 가죽 소파가 부대끼는 불편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허름한 쿠르타 차림의 그는 놀란 표정, 아니. 공포입니다. 낯을 감추지 못합니다.
 
테오:(말은 할 수 있을 정도로 싣는 무게를 조절하며 소파에 그의 몸을 고정해 둔다.) 감상이 어땠어? 기억은 멀쩡한 것 같으니 맘껏 나불거려 봐. 유언이랍시고 떠들겠다면 들어는 줄게.
 
 :얼른 죽여 버리던가 해야겠네요. 몇 초만 더 있으면 벌벌 떨며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으니까요.
어머.
 
주, 죽은 그 놈의 애인이잖아! 큭, 쿨럭, 너도 분명 죽었을 텐데, 그 자리에서! 으아악!
 
저리 가, 저, ⋯⋯. 저리. 내가 환각을 보고 있는 게 분명해!
 
 :축축하게 젖은 당신의 몸이며 옷도 가죽과 마찰해 미끈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애인?
남편이니 뭐니. 아까도 그렇고 말이죠.
계약자의 집, 그 펜던트에서 본 사진이라던가, 당신의 손에 희생된, 희생될 인간 나부랭이들의 말을 짚어 보면. ⋯⋯. 이 얼굴, 당신 계약자의 죽은 애인이라도 되는 걸까요?
흠.
영문은 모르겠으나, 잘 된 일이겠죠!
 
 :인간들이 두려움에 가득 차 있으니 말이에요.
 
테오:(우연이라기엔 지나치게 거슬린다.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손끝에 압박을 더하고는, 들어올린 뒤통수를 가구 모서리에 내려찍고 자리를 뜬다.)
 
 :꺽, 하는 볼썽사나운 소리와 함께 목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감각이 당신 손끝에 느껴지고, 눈 앞의 남성은 눈을 까뒤집은 채 숨이 멎습니다.
쿵, 잇따른 소음이 당신 행동에 따라 울리면 바닥으로 쓰러진 꼴을 그대로 두고 집을 나섭니다.
더 봐 줄 것도 없네요. 이 조촐한 마을.
파멸시키든, 자멸하든,
세상에서 기억될 일 없는 곳이잖아요?
이곳에서 중요한 것이라곤 단 하나, 당신의 계약자뿐입니다.
 
테오:(요란하게 끼익거리는 나무 문을 열고 나와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지는 폭우는 여전하다. 묵직한 빗방울이 눈두덩이를 두드리면 눈매를 찡그렸다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다음 집으로 향한다.)
 
 :시간은 인간이라면 어느새 모두 잠에 들어 있을 시간입니다. 마리나가 당신 시간을 깨나 잡아 먹은 모양이에요.
혼자 있을 계약자가 신경 쓰일 법도 한데, 당신은 다음 집으로 향합니다.
 
테오:
기준치: 55/27/11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이 시간까지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을 발견합니다.
부수고, 난리통을 피우며 들어갈 생각이 아닌 이상. ⋯⋯. 오늘 밤의 일은, 이곳이 마지막이겠네요.
 
테오:(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곳을 향해 걷는다. 발밑의 땅은 걸음을 뻗을 때마다 질퍽이고, 귓전을 두드리는 빗소리도 이제는 배경에 자연스레 스미듯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곳에도 있으려나.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돌려 약하게 당겨 놓고는 몸을 뒤로 뺀다.)
 
 :툭, 어둠 속에서 떨어지는 것은 여전합니다.
암전되었으나 어느 정도 어둠에 적응한 시야는, 무엇인지 주워 보지 않아도 깨닫습니다.
마리나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월계수 잎과 은화.
어머, 이 시간에 누구세요? 노크도 없이⋯⋯.
에리, 누가 왔는데?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옵니다.
 
테오:스카이우스는, 어디에 있지? (떨어진 것을 확인하면 곧바로 문을 열어젖히고 숨을 몰아쉬며 말을 건 상대를 노려본다. 먼 길을 뛰어 오기라도 한 것처럼. 구부정하게 상체를 숙이고 에리라 불린 이의 어깨를 붙들어 거세게 흔든다.) 스카이를 어쨌어.
 
어머, 왜! 왜 이러세요! 누구, ⋯⋯. 꺅!
 
 :그녀는 마찬가지로 당신의 얼굴을 보고 기겁합니다.
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 ⋯⋯.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 그, 그 남자는 죽었어!
 
 :당장 손 떼! 하며 남성은 달려들으려 합니다.
 
테오:죽었다고......? 왜? 어째서? 네 놈들이 죽였나? (일그러뜨린 낯 위에서 살의를 가장한 노을빛의 두 눈동자에 힘이 들어가고, 달려드는 남성의 턱에 주먹을 휘갈긴다.) 헛소리 그만하고 바른 대로 불어. 그 애가 죽었을 리가 없어.
 
 :당신⋯⋯ 당신의 주먹이 보통 인간과 같을 것 같나요?
남성은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힘없이 쓰러집니다.
 
으, 흐아아아악! 자, 잘못했어요!
 
 :에리라 불린 여성은 소름끼치는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물러섭니다. 명백히, 정신도 차리지 못하는 공포를 느낀 거겠죠.
 
테오:이런....... (조절을 했어야 하는데. 실수했군. 더 이상 협박으로도 대화가 성립되지 않을 듯한 인간을 보고는 혀를 차며 잠시 힘을 푼다. 나른하게 굴러간 시선은 공간을 한번 느긋하게 훑고, 이내 여성을 구석으로 몰아넣어 양손으로 쇄골 부근과 정수리를 각각 붙들더니 깔끔한 동작으로 비튼다.)
 
 :우득.
그녀도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처참하게 숨이 멎습니다.
피 한 방울 내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했네요.
 
테오:(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할까. 몇이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리한 집은 총 세 채, 인간은 노인을 포함해서 총 일곱. 반도 안 되려나. 아침이 밝아 시신들을 발견하고 나면 살짝 더 번거로워지겠지. 손목을 가볍게 털며 집을 나서 처음 소환됐던 장소로 돌아간다.)
 
 :아무래도, 반도 안 되겠지요.
하지만 충분히 많은 숫자입니다.
이곳은 너무 좁으니까요.
슬슬 오두막으로 돌아갈까요?
 
테오:그래도 마냥 재미없지만은 않겠어. (중얼거리며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입꼬리를 당긴다. 왔던 길을 되돌아 밟다 보면, 어느덧 다 무너져 가는 오두막에 다다른다. 이쯤이면 정신이 들었을 법도 한데. 차갑게 젖어 늘어진 머리칼을 털어 내며 내부로 들어선다.)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