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테오 바그너
스카이우스
 
.
 
:bgm은 변경 전까지 반복 재생을 추천드립니다.
2 주 전에 스카이우스가 쓰러진 채로 교내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교시가 끝나고, 느닷없이 교실에서 쓰러졌던 스카이우스.
기억하죠. 테오.
당신 눈 앞에서 쓰러졌으니까요.
원인 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당신이 병문안을 온 건, 고의였든 아니었든 괴롭히던 상대였기에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거나.
아니면 분명 그가 눈 앞에서 쓰러진 걸 마주했기 때문이었을지도요.
아무렴 좋습니다.
당신은 여느 때처럼 학교가 끝난 뒤
시간을 내어 병원으로 왔고
스카이우스가 입원해 있다던 병실 앞에 도착합니다.
 
테오:(구태여 병문안을 온 것에 거창한 명분은 없었다. 갈 수 있으니까. 마침 로렐라이가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먼저 하교하기도 했고, 만약 깨어 있다면 병원 침대에 누워 올려다보는 낯에 무슨 표정이 띄워질지 궁금했다. 조용히 병실 문을 민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곳은 4 인 병실이네요.
분홍색 머리는 구석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테오:(등 뒤로 쿵 소리 하나 없이 문을 도로 닫으며 스카이 외에, 또 병실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가 있는지 둘러본다.)
 
:하나같이 모두 잠에 빠져 있습니다.
문은 조용히 닫힙니다.
 
테오:(잔잔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스카이우스가 누운 침대로 걸어간다. 잠귀가 대단히 밝지 않은 이상 깨지는 않을 정도로.) 안녕, 스카이. 아직 꿈나라인가 봐?
 
:가까이 내려다보면 그는,
곤히 잠들었지만⋯⋯ 악몽을 꾸는 듯 이따금씩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근처에는 문병 선물인 듯 꽃이나 편지, 과일 등이 보이네요.
 
테오:(옆에 자리한 의자에 앉아, 일그러지곤 하는 얼굴을 잠시 감상했다.) 눈을 뜨고 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네. (웃음기 걸린 입술을 닫고는 자연스레 편지를 들어 읽어 본다.)
 
:편지는 동급생들에게나 온 것들이 전부입니다.
당신 이전에도 다녀간 이들이 있었겠죠.
어서 나아, 스카이우스! 금방 깨어났으면 좋겠다. 따위의 것들이죠.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테오:(흥미 없는 내용은 대충 훑기만 하고, 그 중 로렐라이에게서 온 것이 있는지 작성자를 확인한다.)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건 평범한 일은 아니니까요.
로렐라이의 이름이 적힌 편지는 없습니다.
 
테오:(손이 닿았던 편지지는 전부 원래 놓여 있던 상태 그대로 돌려놓는다. 떠난 시선은 꽃과 과일로 향한다.)
 
:아마, 편지를 두고 간 이들이 병문안의 선물로 함께 두고 갔을 꽃이나 과일입니다.
 
테오:(귤 하나를 까서 우물거리며 유리병에 꽂혀 있던 꽃을 한 송이 집는다.) 인기 많네, 스카이.
근데 많으면 뭐 해. (촉촉하게 젖은 줄기의 단면을 손끝에 빙글 돌려 보다가, 무딘 듯 뾰족한 것을 누워 있는 이의 미간에 콕콕 찌른다.)
 
:당신의 어떤 말이나 행동에도 반응이 없는 스카이우스는 뒤척일 뿐이에요.
덕분에 이마는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병실 앞 복도에서는 간호사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테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To GM): 이게 맞아...?
 
 
간호사: 요즘 부쩍⋯⋯
 
(To GM): 처음부터 절망스러운 다이스
 
 
간호사: 그러니까 말이에요⋯⋯
 
:따위의 말소리만 문 너머로 들려올 뿐.
 
테오:흐음. (자신이 자리한 병실로 향하는 발소리가 있는지 귀 기울여 본다.)
 
:이곳으로 오는 발소리는 더 이상 없습니다.
병실 내부를 돌아봐도, 다른 베드의 환자들이 스카이우스와 같은 상태로 보이는 걸 제외하면 딱히 알 수 있는 건 없네요.
하나같이 잠을 자고 있는데, 악몽을 꾸는 것처럼 보입니다.
 
테오:환자는 환자인가 본데. (깨어 있지 않은 인간은 반응이 없다. 그럼 곁에 있는 게 무슨 소용이지. 꽃을 도로 꽂은 뒤, 그 각도와 위치도 기억 속 그대로 돌려 놓고는 스카이우스 발치의 침대를 살핀다. 환자에 대해 무언가 적혀 있는 것은 없나.)
 
:꽃을 그대로 유리병에 꽂아 둡니다.
침대 아래편의 환자 정보란에는
이름과, 나이, 성별을 제외하고는 적혀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당연하게도, 개인정보는 병원에서 철저히 관리하니까요.
스카이우스, 18 세, 남성이라 적혀 있는 플라스틱 판만 걸려 있습니다.
 
테오:얼른 일어나, 스카이. 네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아직 많이 남았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진심을 속삭이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의자 역시 육안으로 확인했을 땐 앉기 전과 차이가 없을 테다. 그대로 병실에서 고요히 빠져나와서는,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간호사에게 다가간다.)
 
:마치 자신이 없었던 것처럼.
언제 깰지 모르는 그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합니다. 남아 있는 귤 껍질 하나로 설마 당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아니, 그런데 2 주 동안이나 혼수 상태였다면서요?
정말 깰 수 있는 게 맞긴 한 걸까요.
데스크에 자리하고 있던 간호사는 고개를 듭니다.
 
 
간호사: 무슨 일로 오셨어요?
 
테오:안녕하세요, 선생님. (살갑게 눈웃음 친 눈매가 금방 축 처진다.) 이런 일로 번거롭게 해 드려도 괜찮나 싶지만....... 제가 친구 병문안을 왔거든요. 정말 아끼는 친구인데 이 주째 깨어나질 않아서, 괜찮은 게 맞나요? 많이 아픈 거예요......? 보니까 악몽이라도 꾸는지 많이 아파 보이던데, 아. 이름은 스카이우스예요.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 봅니다.
 
 
간호사: 아, 스카이우스 씨요. 미안하지만 환자에 대한 정보는 비공개예요. 관계가 친구분 되신다고요?
 
테오:네, 친구, ....... (잠시 곤란한 듯한 낯을 한다.) 사실 남자친구거든요. 같은 학교 다니고 있고, 필요하시면 학생증도 보여 드릴 수 있는데. 역시 가족이나 보호자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으시려나. 아하하....... 가망이 있는지 없는지만이라도 어떻게 알 수 없을까요?
:간호사는 곤란한 낯을 짓습니다.
 
 
간호사: 음⋯⋯, 저희도 잘 몰라요.
가위에 눌리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환자들한테 일어난다는 것 말고는 특이점이 없거든요.
증상이 연령대나 특정 성별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쓰러진 이들은 모두 어느날 갑자기 어디론가 실종됐다고 하더군요. 저, 저 봐요. 뉴스 나온다.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돌아보면 텔레비전에서 방금 대화와 같은 내용의 뉴스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테오:실종이라고요? (간호사의 말을 유심히 듣다가, 동그래진 시선을 디스플레이로 돌린다.)
 
:그렇습니다, 실종.
남녀노소 모두에게 예고 없이 무차별적으로 찾아오는 증상.
쓰러졌던 이들이 불현듯 사라졌다는 내용.
간호사도 옆에서 보며 쯧쯧 혀를 찹니다.
 
테오:(눈매가 좁혀진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면 너무 맥 빠지는데.) 이게 무슨....... (일전처럼 걱정 어린 낯이 다시 간호사를 향한다.)
혹시, 병원에서 사라진 사람도 있나요?
 
:간호사는 옆의 동료와 걱정되는 듯 부산떨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간호사: 아직 우리 병원에서 그런 환자는 없었어요.
 
테오:정말 다행이네요. 더 이상 무슨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스카이우스 잘 부탁드릴게요, 선생님.
 
 
간호사: 최선을 다할게요.
 
:그 말을 끝으로 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테오: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마지막은 처음 인사했을 때처럼, 눈웃음을 곁들인 뒤 돌아서서 병원을 빠져나오며 뉴스에서 보았던 실종 사건에 대해 휴대폰으로 검색해 본다.)
 
:이제 병원에서 볼일은 다 봤습니다.
뭐, 사실 스카이에 대한 걱정보다는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겠지만 말이에요.
뉴스에 보도될 정도의 일이라니.
얼마나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테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대폰으로 몇 차례 검색해 보지만,
뉴스에 보도된 내용 이상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간호사가 아는 게 없다고 했던 말도
말 그대로였던 건가 봐요.
거리를 걷던 당신은
문득 고개를 들어 근처의 쇼윈도를 쳐다봅니다.
 
:그때 자신의 등 뒤에 누군가 비치는 것을 발견합니다.
 
테오:(별 생각 없이 전시된 것을 구경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인영을 확인한다. 이 위화감은 그저 기우일지.)
 
:잠들어 있어야 할 스카이우스의 모습입니다.
찰나의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스카이우스는 쇼윈도에 비치는 당신을 향해,
손에 든 무언가를 휘두릅니다.
당신은 깨닫습니다. 그것은, ⋯⋯. 소름끼치게 붉은 무언가로 얼룩진 칼날.
그와 동시에
:귓가에 닿는 소리와 함게 의식이 멀어집니다.
 
:당신이 느낀 것은 분명히, 살기였습니다.
 
:등에 닿는 불편한 감각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퀴퀴한 먼지 냄새가 느껴집니다.
몸을 미약하게 움직이면 어떤 쇳덩이로 만들어진 부품⋯⋯ 톱니바퀴인가요?
그런 것들 따위가 땡그랑 시끄럽게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지저분한 지상으로 굴러갑니다.
눈을 뜬 곳은 대형 쓰레기장 같은 장소.
무엇에 사용하는지 모를 기자재와 페인트가 벗겨진 판자 따위가 가득하고,
 
:금이 간 간판에⋯⋯ 「여기는 고미가하라」라는 글씨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습니다.
누워 있는 상태에서 천장을 마주한 거 보니 아무래도 이곳은 실내인 모양이네요.
가지고 있던 소지품은 전부 사라졌습니다.
 
.
 
테오:윽. (신경질적으로 소매를 들어 코와 입매를 가리며 몸을 일으킨다. 불쾌해. 다친 곳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 자신의 행색부터 살핀다.)
 
:이곳저곳 더러운 쓰레기나 먼지 속에 파묻혀 있던지라 멀쩡할 리 없어요.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테오:(묻은 먼지는 최대한 털어 내고, 구겨진 옷감은 팽팽하게 잡아당겨 어떻게든 옷매무새를 정돈한다. 짜증이 치솟는다. 눈썹이 꿈틀거리고 입꼬리에 힘이 들어가던 중, 항상 주머니에 자리해 있던 회중시계마저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면 결국 욕설이 튀어나온다.) 씨발.
(근처에 누구 하나라도 있었다면 좀 진정시킬 수 있을 텐데. 원치 않는 심호흡을 하며 상황 파악을 한다. 느껴지는 인기척은 있나. 시간과 위치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창문 따위는?)
 
:기분이 나쁘다는 걸 증명하듯 뱉은 욕지거리는
공기 중에 보이지도 않게 떠다니는 먼지들과 함께 뒤섞입니다.
주변을 살피면 쓰레기에 반쯤 파묻힌, 투명한 고정식 창문이 보입니다.
또한 철문과, 방구석에 크게 번진 검붉은 얼룩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엔 전부 잡동사니나 쓰레기네요.
 
테오:쯧. (혀를 차며 발에 걸리는 것들을 걷어찬다. 가로막히지 않은 창문의 반쪽으로 바깥을 내다본다.)
 
:당신은 창 바깥을 바라봅니다.
철탑과 군데군데 붕괴된 불가사의한 건물들이 보이고, 내부와 마찬가지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틈에서, 무언가 움직입니다.
 
테오:(얼마나 멀리에서 움직이는 거지. 거리와 크기를 가늠하며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 멀지 않습니다. 형체가 보일 정도니까요.
그리고 당신이 발견한 것은
스카이우스의 얼굴입니다.
그의 발밑에는 낯선 사람이 납작 엎드려 있습니다.
발 밑의 남성은 우는 얼굴로, 일어날 수조차 없을 만큼 크게 다친 모양입니다.
스카이우스는 그런 상대에게 태연한 표정으로 칼을 내리찍어요.
 
:미약한 저항이 계속되지만 그는 아랑곳 않습니다.
⋯⋯. 남성의 몸뚱이에 날카로운 칼이 거듭거듭 꽂힙니다.
일련의 침착한 작업을 마칠 무렵에는, 남자의 모습은 싸늘한 고깃덩어리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랩니다.
밝은 분홍빛의 머리는 더 시뻘겋게 피가 묻어 있습니다. 그 뒤통수가 움직이다가
이어 시체의 손을 잡아 뜯어냅니다.
 
스카이우스:(시체의 잡아 뜯은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더니 손가락 끝을 베어 물었다. 이내 천천히 씹어 삼킨다.)
 
테오:하, 스카이우스. (의식을 잃기 전 유리에 비쳤던 모습을 떠올린다. 자신도 죽이려면 진작에 그럴 수 있었을 텐데, 굳이 깰 때까지 이곳에 방치한 이유는 둘 중 하나일 테다. 적어도 아직은 죽일 생각이 아니었든가, 의식이 있는 채로 죽이고 싶었다든가.) 네가 죽어서 내 낙이 사라지면 어쩌나 고민한 보람이 없잖아.
 
:당연하게도 목소리가 들릴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때 문득
스카이우스는 고개를 돌려 창 너머의 당신을 발견합니다.
눈이 마주칩니다.
그는 사뭇 놀란 듯 싶었지만, 이내 느리게 풀어진 낯으로 피에 젖은 입술을 문질러 닦습니다.
 
테오: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4 감소.
 
테오:2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먹는다니.
저 애가 할 법한 행동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뭐, 인간은 다 똑같던가요.
 
테오:(인육을 뜯어 삼키던 자의 시선. 등골 서늘해지는 감각을 희열로 인식했나.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리며 눈웃음을 짓는다. 들리지 않을 문장들은 여전히 네게 말을 걸듯 읊는다.) 용케 숨기고 있었네. 아니면, 이게 병인 거야?
 
:이게, 병증인 걸까요?
글쎄요. 의심이 들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당신은 분명 흥미를 느끼고 있겠죠.
그때 미묘하게 스카이우스의 입술이 움직인 것도 같습니다.
 
테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의 눈에 비친 것은,
두 글자. 입가가 짧게 움직입니다.
그가 어쩌면 당신의 이름을 불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카이우스는 시체를 내팽개치고 쓰레기더미를 가로질러 창의 사각으로 이동합니다.
 
테오:(자연스레 눈동자를 굴려, 철문에 어떤 잠금 장치가 설치되어 있나 확인한 뒤 그 외에 안쪽으로 진입할 수 있어 보이는 통로가 있는지 공간을 둘러본다.)
 
:공간은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장이 있으니 건물인 듯싶지만, ⋯⋯. 층이 하나뿐인 정사각형의 건물인 걸까요?
철문 외에는 어떤 통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은 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잠금쇠가 걸려 있는 듯 보이진 않습니다.
 
테오:(네가 보이지 않는다면, 나도 네게 보이지 않는 셈이다. 창문과 철문을 시야에 유지하며 쓰레기더미 위를 느긋하게 걷는다. 그 중 둔기로 사용할 만한 것이 있나 훑으며, 네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어쩐지 만나고 싶어할 것 같았으니.)
 
:좋아요.
저 애한테 당신이 보이지 않을 거고, 이젠 적당히 움직여도 될 겁니다.
당신은 쓰레기더미 위를 눈으로 훑습니다.
 
테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보자, 보자.
당신은 쓰레기더미에서 잭나이프를 발견합니다. 어잉? 여기에 이런 게? 아무래도 잡동사니더미니
뭐가 있어도 이상하진 않습니다.
다이스: 근접전(격투) 피해: 1d4+db 기본거리: 접촉
소지품에 추가합니다.
 
:
 
테오:(철 몽둥이라도 찾으면 운 좋다 생각하며 둘러보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별것이 다 쌓여 있는 곳이다. 쓰레기더미에 손 대는 것에 잠시 거리낌을 느꼈으나 이미 타의적으로 구른 몸 아닌가. 작게 혀를 차며 잭나이프의 손잡이를 바지에 문질러 닦은 뒤 등 쪽 허리춤에 꽂아 둔다.)
 
:철 몽둥이를 찾는 이유는⋯⋯? 누굴 죽일 셈인가요?
뭐, 방금 본 광경도 있으니. 아무래도 자신을 지킬 정도는 되어야겠죠.
 
테오:(당장 보러 와 주진 않는 건가. 이딴 곳에 처박아 둔 것이 괘씸하다 느껴지는 것과는 별개로, 네게 느꼈던 원인 모를 흥미에는 역시 이유가 있었다 확신하게 되니 기분이 좋았다. 구석에 묻은 검붉은 것을 밟거나 닿지 않을 거리까지만 접근해 시선을 둔다.) 그럼 이건 역시 피인가.
 
:당신을 이런 곳에 처박아 둔 건 당최 누구의 짓일까요.
풀어진 기분으로 다가간 곳에는 검붉은 자국이 있습니다.
 
테오:
의료
기준치: 1/0/0
굴림: 16
판정결과: 실패
 
:음, 아무래도 이게 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저 더러운 얼룩으로 보일 뿐.
묘하게 쇠 냄새가 납니다.
 
테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상당히 더럽다는 걸 제외하면 이곳에 특별한 점은 없어 보여요.
먼지가 폴폴 날립니다.
 
테오:흐음. (가까이에서 보나 멀리서 보나 큰 차이 없는 자국을 뒤로하고 철문 옆으로 걸어가 선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린 것이, 5 분 가량 됐던가. 시선은 창문과 그 너머에 둔 채, 문 주변이나 바깥에서 어떠한 기척이 느껴지는지 귀를 기울인다.)
철문 앞에 기다려 선 지도 5 분 정도 지났습니다.
바람 소리가 들리는 걸 보아, 바로 바깥으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수상한 소린 들리지 않습니다.
 
테오:....... 안 오네. (영 아쉽다는 투다. 네가 오지 않는다면 내가 가야지. 소독제까지 가져가 버린 건 좀 너무한데. 철문 앞으로 몸을 틀어 문고리를 돌려 본다.)
 
:가까이서 본 철문은, 잠그는 부분이 우그러져 잠글 수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문고리를 돌리니 쉽게 열립니다.
 
테오:(그대로 문을 밀어 연다.)
 
끼익.
 
:철문이 쇠를 끄는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테오:(예상대로 바깥으로 이어지는 문인가. 그 너머를 둘러보며 이 정체 모를 공간을 벗어난다.)
 
:문 너머 풍경은 아까 보았던 창 밖과 같습니다.
그리고 문에서 걸어나올 때.
머리 위에서
 
:하는 소리가 납니다.
 
테오:
기준치: 55/27/11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애써 바삐 몸을 움직여 보지만,
무거운 것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테오 체력 3 감소.
돌아보면 방금 나온 출입문이 낙하한 잡동사니로 인해 완전히 막혔습니다.
의도적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을 노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느껴집니다. 악의나, 살의 같은 것들. 혹은 그보다 더한 것.
 
테오: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테오 이성 1 감소
 
테오:아....... 씨발, 뭐야. (뭉개진 어깨는 핏물로 물들어 가는 옷가지가 무색하게, 조각난 뼈 마디가 도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살점 엉겨붙는 감각이 생생하다. 입구를 막은 잡동사니에서 시선을 올려 그 위에 무엇이 있는지 본다.) 스카이, 얼굴도 안 보여 주고 이러는 거야?
 
:그렇게 불만을 털어놓으면 머리 위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립니다.
 
스카이우스:모처럼 편히 죽여 주려고 했는데, 아깝네? (방금까지 네가 있던 건물 지붕 위에서 네게 목소리를 낸다.)
 
테오:안녕, 오랜만이야. 식사는 맛있게 했어? (지극히 평범한 인사말이라, 오히려 평범해서 상황에 들어맞지 않는다. 너를 본 뒤 웃음기는 짙어졌던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길래 내가 마중 나왔어.
 
스카이우스:야아, 영광이네! 오랜만이야. (제 말은 관심 없는 듯 보이는 태도에, 허리를 숙여 쭈그려 앉았다. 마주 눈을 접어 웃어 보이며 네 편에 시선을 준다.) 여긴 물도 식량도 없거든. 아직 웃음이 나오나 봐, 테디?
 
테오:네가 귀엽게 굴어 주는데 웃지 못할 건 또 뭐야. (양손을 펼쳐 벌리며 보라는 듯 주변을 넌지시 둘러본다.) 확실히, 그래 보이긴 해. 이런 데서 죽이고 싶었어?
 
스카이우스:귀염 떨 생각은 아니었는데, 귀여워 보였나~ (네가 주위로 시선을 돌리지만 여전히 너만 바라본 채였다. 그러다 자신이 그러고 싶었나? 고민하는 듯 턱을 매만진다.) 글쎄, 애시당초 장소는 관계없었지만. 역시 죽일 수밖에 없으니까. 응.
그건 미안하게 됐어.
 
테오:자신감 넘치네. (네 답을 들으며 낯을 살핀다. 대충 처리하기 편할 곳으로 데려왔다는 건가. 또는, 어쩌면. 확실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 두며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손끝을 비빈다.) 로렐이 걱정 많이 할 텐데, 어쩌지.
 
스카이우스:(표정이 일순 굳어지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 코로 작게 웃음소리가 샌다.) 그애 이야기는 꺼내지 않아도 네 성격 나쁜 거 잘 아는데.
 
테오:네 말마따나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여자친구 생각 좀 할 수도 있잖아. (부드러운 웃음이 짧게 울리고, 휘어진 노을 빛에 온전히 너만 담긴다.)
그래서 죽이고 싶어, 스카이?
 
스카이우스:(입꼬리가 눈에 띄게 올라간다. 도발에 온전히 넘어간 것처럼.) 하하하! 아, ⋯⋯. (큰 소릴 낸 웃음은 순식간에 다시 잠잠해지더니) 많이 죽이다 보면 내보내 준다고 했던 것도 같고. ⋯⋯.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너도 죽어 줘야겠어.
 
테오:(눈매가 짤막하니 더 가늘어졌다가 평소의 상태로 돌아온다. 네가 대단한 연기라도 펼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너도 이곳에 '갇혀' 있는 상태인가.) 그런 시덥잖은 이유라니....... 나한테 집착이라도 생겼나 하고 기대했는데. 그런 헛소리를 믿는 거야?
 
스카이우스:(네게 집착하지 않는 것도 네게 복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면, 그런 이유를 댄다. 네 기저가 무엇인지 대충은 눈치 채고 있었으니까.) 뭐, 방법이 없잖아? 아까 말했다시피, 여긴 물도 식량도 없어. 피가 물이 되고, 나머지는 식량이 될 뿐이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지. 나가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
 
:스카이우스는 제법 이성적인 투로 말하나, 두 눈동자에서 당신을 향한 명백한 살의가 엿보입니다.
 
테오:그렇게 죽이고 싶다면 달려들어 봐, 스카이. (헛소리라 부르긴 했으나 네가 틀린 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 딱 봐도 쓰레기만 쌓인 너른 공간에는 아무리 뒤져 본들 생존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있을 가능성은 없어 보였고, 그렇다면 종국에는 목이 말라서라도 타인의 피를 갈구할 테다. 가볍게 오른손을 들어 흔들며, 네가 올라가 있는 건물에서 한 발짝씩 찬찬히 멀어진다.) 나라면 너를 가장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겨 둘 거야.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너만큼 재밌게 해 주는 놈이 없을 것 같거든.
 
스카이우스:너랑 힘싸움을? 여기서? (어이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가도 조잘조잘 말을 이어간다.) 굳이 힘을 뺄 필요는 없지! 보이는 사람마다 죽여 왔어. 걱정하지 마, 너라고 예외는 아니니까~ 이런 곳에서 죽이고 싶었냐고 물었지? 네게 딱 어울리는 무덤, 안 그래도 준비해 뒀거든.
거기서 기다릴게. (짧게 윙크를 하고, 손을 두어 번 비스듬히 흔들었다. 여전히 웃음기 띤 얼굴이지만 이를 악문 것처럼 뺨 위로 살갗이 약동한다.) 나야 꽤 오래 전부터 여기 있었지만, 너는 초행길이니까.
조심해?
 
테오:(완전히 등을 돌리기 전 마지막으로 너를 향한 고개가 느릿하게 기울어진다. 흥미 돋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찡긋거리면서도 살의를 숨기지 못하는 낯을 보면 맑은 미소가 번졌고, 이내 걷던 방향으로 고민 없이 마저 걸어나간다.) 응, 고마워. 기대할게.
 
:스카이우스는 당신의 마지막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지붕의 사각으로 빠집니다.
정적이 찾아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주변엔 당신이 나온 건물과, 끝이 보이지 않는 길. ⋯⋯. 그리고 쓰레기더미들뿐입니다.
 
테오:(완전히 기척이 사라지자, 발을 틀어 건물 주변을 크게 한 바퀴 돌며 살핀다. 지붕 위로 올라갈 방법이 있으니 네가 올라가 있었을 터.)
 
:다른 건물들도 보이나, 굉장히 기괴하게 생겼습니다. 본 적도 없는 구조를 하고 있네요.
뒤편에 건물 위로 올라갈 수 있게 고정되어 있는 사다리가 보입니다.
 
테오:(사다리가 부실하진 않은지, 발판 하나를 쥐고 슬쩍 흔들어 본다.)
 
:손으로 만져선 잘 모르겠네요. 부실한가?
올라갈 작정인가요?
 
테오:(천천히 한 걸음씩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본다.)
 
:사다리는 문제가 없었네요.
무사히 올라옵니다.
 
테오:(건물 위에 서서, 우선 지면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시야에 들어오는지 주변을 넓게 살핀다.)
 
:바로 아래에 당신이 맞았던 고물덩어리만 보일 뿐, 지상과 다른 풍경은 아닙니다
 
테오:(무미건조한 시선으로 네가 서 있었을 자리를 가늠해 무언가 남겨진 흔적이 있나 살핀다.)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았지만, 건물 위에 남겨진 건 없는 모양입니다.
 
테오:별것 없네. (올라왔을 때와 동일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길'이라고 인식할 만한 것을 따라 걷는다.)
 
:당신은 내려와서 끝없이 이어진 길을 따라갑니다.
쓰레기를 걷어내고, 바닥을 드러내게 하면 평범한 길입니다.
걷는 게 불편하지는 않아요
앞은 어둡고 희미하게 안개가 껴서 시야가 넓진 않습니다.
 
테오:(혼자 걷고 있자니 적막이 지나치게 지루해 약간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너는 미리 무덤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려나. 언제든 보이지 않는 곳에 발을 뻗지는 않도록 속도를 내지 않은 채, 간간이 특이한 구조물들을 살펴본다.)
 
:무덤이라.
정말 당신이 올 걸 알았던 걸까요?
아니면 내심 간원하고 있었기에, 지금쯤 준비를 하러 간 걸까나요.
구조물들? 그냥 본 적도 없는 모양들입니다.
건물을 말하는 거라면, 네모지거나, 금이 가 있는 것도 보이는 등 도무지 통일성이 없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테오:(네가 준비한 무덤도 이리 기괴한 모양일까. 또는 이 중 하나일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누군가를 위한 것이라면, 준비하는 동안 그 대상을 생각했을 테다. 손을 들어 입매를 매만진다. 살풋 웃음기가 걸린 채로, 계속해서 걷는다.)
 
테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이곳은 한없이 조용한 장소인 것만 같습니다.
계속 나아가는 것 말고는 별수 없겠죠.
 
테오:(길가에 나뒹구는 잡동사니를 발로 간간이 휘적이며 걷는다.)
 
:여기에서 무턱대고 걷기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났을까요.
서서히 건물이 줄어들고,
철탑이 즐비하게 늘어난 장소에 도착합니다.
⋯⋯. 철탑에는 끊어진 전선 같은 것이나 와이어가 이리저리 얽혀 있습니다.
 
테오:(끊어진 전선에서 스파크가 튄다든가, 아직 전류가 흐른다는 신호를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
 
테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모르겠군요.
그때,
불현듯 머리 위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테오:(시선을 위로, 소리의 출처를 향해 들어 본다.)
 
:그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철탑 위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는 스카이우스의 모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데,
무언가를 품에 안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자니 둥그런 형태라는 것 말고는 알 수가 없네요.
 
테오:기다리고 있었어, 스카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은⋯⋯.
드문드문 뺨이나 손의 살색이 드러나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고, 조금 더 자세히 보니
로브 차림을 한 작은 여자아이입니다.
 
스카이우스:음, 흐흐흠. (콧노래를 부르면서 들고 있던 것을 소중하게 끌어안는다.)
기다리고 있었냐고? 고지가 코 앞이야. (알 수 없는 이야기나 늘어놓으면서 목소리가 들린 곳을 내려다본다.)
 
테오:(이곳에 얼마 있었는지는 몰라도 너무 정신이 나가 버리면 곤란한데. 그리 생각하며 일전 만났을 때처럼 웃어 보인다.) 그것도 죽였어?
 
스카이우스:아니, 내가 좋아하는 걸 네게 선물로 주려는 것뿐인데?
이 황무지의 꽃이야.
살아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 테디.
 
:그러고 기분 나쁜 웃음을 잇습니다.
 
테오:(네가 순수한 선의로, 네가 좋아하는 것을 넘겨 줄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태평한 낯으로 시선을 유지한다.) 여기 와서 네게 너무 받기만 하는 것 같네. 선물이라니 기쁘다.
 
스카이우스:사양 않아도 돼. (본래 친근한 사이에도 선의는 드러낸 적 없다. 하지만,) 우리는 유독 특별한 사이잖아. (큭큭대며 웃다가 그제서 기대어 있던 몸에 움직임을 보인다. 아이쿠, 하는 감탄사와 함께 중심을 잘 잡으면서)
 
:스카이우스는 들고 있던 몸을 그대로 앞쪽으로 숙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듯, “보고 싶을 거야.” 그리고 벅찬 듯 큰 숨을 들이켭니다.
또라이가 따로 없네요.
이대로라면 아이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질 텐데.
어쩔 요량인가요, 테오? 무엇을 선택하든 당신의 몫입니다.
 
테오:우리는 각별한 사이지. 세상에 둘도 없는. (움직임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며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는 듯 양손을 슬쩍 벌리는 제스처를 취하다.)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
제일 어울리는 말이죠.
증오도 애정이라면, 절대 그의 삶에서 당신을 빼놓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 순간 스카이우스의 품에 소중하게 들려 있던 것이 지면으로 떨어집니다.
 
테오:(콰득. 가까워질수록 가속 붙은 신체가 땅바닥에 부딪힌 순간까지 너만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흉측한 소리가 들리고 나서에 그곳에 시선을 둔다.)
 
:기다렸던가요, 테오?
 
:소리가 나는 걸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나요.
아이는 지면에 고꾸라지며 윽, 하는 짧은 숨을 토해내고
조금 지나자 움직임이 멎습니다.
살아 있었던 모양이지만, 방법은 없겠지요.
 
테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리고 뒤따르는 작은 소음이 있습니다.
 
:지능
입니다.
 
테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굳이 겪지 않았어도
영화 등 미디어 매체에서 접했을 법한 소리입니다.
이것이 폭탄 소리라는 걸 당신은 잘 알고 있습니다.
 
테오:저런....... 스카이, 조심성이 없네. 기껏 준비해 준 선물이 다 망가져 버렸잖아.
 
스카이우스:(네가 어찌 움직이는지 관망하듯 내려다본다.) 저런, 네가 안 받았잖아?
남탓하기는.
 
테오:(폭탄 소리가 아이의 몸에서 들려 오는 것인지 파악하며 네 쪽을 보고 짐짓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네가 직접 안겨 주기를 기대했는데.
 
:그것은 필시 아이에게서부터 나는 소리입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빼먹었습니다
 
스카이우스:(낯을 확인하지도 않고 손사래를 털레털레 친다.) 미안, 거기까지 내려가기엔 좀 바빴어. 아직 준비가 덜 끝나서 말이야.
 
테오:(이미 물러선 탓에 거리는 어느 정도 두고 있었으나, 폭탄이 터진 순간 사방으로 튈 살점과 핏물이 그리 달갑지는 않을 것이기에 아이에게서 한 걸음씩 멀어지며 대화를 잇는다.) 그래도 제법 근사한 서프라이즈였어.
천천히 준비해, 스카이. 기다려 주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거리가 벌어지는 순간 아이를 중심으로 폭발이 일어납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희미한 열풍이 뺨을 스쳐 지나가고,
바람이 지나간 뒤 보면,
아이가 있던 곳에선 이제 사람의 형태를 찾을 수 없고 바닥은 작은 크레이터로 변해 있습니다.
 
스카이우스:아쉬워라. ⋯⋯. 기껏 준비한 건데 내키지 않았나 보네! (시선을 위로 굴리며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다음 번 선물은 네 마음에도 쏙 들걸.
 
테오:지금 죽어 버리면 네가 준비해 준 것들을 전부 볼 수 없잖아. 아직은 몸을 사려야지.
(그리 말하곤 시선을 내려 안개 너머에 둔다.) 다음 선물은, 역시 저쪽으로 걸어야 하려나.
 
스카이우스:(의외의 말에 정말 반갑다는 듯 경쾌하게 웃는다.) 하하! 내 선물에 그 정도까지 베팅할 줄이야. 아까 재회의 순간에도 그렇고, 몸둘 바를 모르겠네.
(네가 시선을 안개 너머에 두는 것을 보고 자신도 떠날 준비를 마친다.)
 
:스카이우스는, 금세 또 다시 만날 것처럼 손을 또 살랑살랑 흔들더니
철탑에 연결된 와이어를 힘껏 움켜쥐고 공중으로 몸을 내던집니다.
끈이 연결된 곳을 보자 하면
근처에 위치한 제법 큰 건물입니다.
 
테오:(와이어를 타고 사라지는 네 뒤로 오른손을 들어 흔들어 주곤, 사라지고 나면 바닥에 남은 크레이터로 돌아간다.) 아쉽네....... (검게 패인 자국을 신발 밑창으로 비벼 보다가, 아끼던 장난감이 부서진 듯 안타까운 낯을 지우고 와이어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크레이터에는 잔해로 생긴 모래 따위가 머물고 있습니다.
발로 흔적을 비비면 공기 중에 먼지 섞인 하얀 연기가 흐드러질 뿐입니다.
와이어를 따라 걷다 보면,
아까 위치에서 발견했던 큰 건물에 도착합니다.
반듯한 네모 모양, 확실히 다른 건물보다 커다랗지만 군데군데 금이 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2 층이라는 것 외엔 짐작할 수 없는 폐허입니다.
 
:출입구로 보이는 문은 열려 있습니다.
 
 
COMMENT